《Composition.N005》는 김정연의 플로럴 회화 연작 중 하나로, 반복적 이미지 구성과 직관적 색채 운용을 통해 감정 구조의 시각화를 시도한 작품이다. 작가는 전후 추상표현주의와 팝아트 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꽃의 기호화된 형상을 반복적으로 배치함으로써 시각적 리듬과 심리적 층위를 동시에 구현한다. 평면성을 강조하는 화면 구성 속에서 각 개체는 독립된 감정 단위로 기능하며, 이는 일상성과 감성의 추상화라는 현대 회화의 흐름과 접점을 이룬다. 아크릴과 마커를 혼합한 간결한 선 처리와 대담한 색채 대비는 시각적 충돌 속에서 조형적 일관성을 부여하며, 감정의 다중성과 기억의 단편성을 표현하는 회화적 장치로 작동한다. 본 작품은 회화와 드로잉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김정연 특유의 정서적 기호체계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