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osition.N004》는 김정연의 회화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플로럴 모티프를 중심으로 한 조형 실험의 일환이다. 본 작품은 색면회화(Color Field Painting)의 감수성과 팝아트적 기호화 전략을 교차시키며, 감정의 흔적이자 일상적 기호로서의 꽃 형상을 자유롭게 변주한다. 붉은색, 핑크, 노랑 등 강렬한 채도 대비 속에서 꽃은 더 이상 자연의 대상이 아닌 감각적 언어로 재구성되며, 이는 추상표현주의 이후 회화가 나아간 감성적 주관성의 확장과도 연결된다. 작가는 두터운 아크릴층과 마커를 통해 드로잉과 페인팅의 경계를 넘나들며, 화면 전체에 리듬감과 구조적 균형을 부여한다. 각 꽃 형상은 유사한 틀 속에 있으나 저마다의 비정형성과 색채, 선의 밀도 차이를 지니며, 이는 현대 회화가 추구하는 반복과 차이, 개별성과 집단성 사이의 긴장 구조를 형성한다. 본 작업은 김정연 회화의 조형 언어가 집약된 대표적인 시각 언어의 장면이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