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wers.Composition.N014》는 김정연의 회화적 기호화 전략이 더욱 정제된 형태로 구현된 작품으로, 색면 추상과 팝아트의 시각 언어를 결합하여 구축된 시리즈의 핵심적 결과물이다. 작가는 명확한 색면과 반복적 도상 구성 방식을 통해 회화에서의 정서적 질서를 구조화하며, 각 꽃 형상은 미니멀한 선과 원형의 중첩으로 단순화되었음에도 강한 시각적 존재감을 갖는다. 본 작품은 기본적인 삼원색(레드, 블루, 옐로우)을 중심으로 명료하게 구획된 색면 구성 속에서 시선의 리듬을 유도하고, 대칭성과 비대칭성의 긴장 구조를 통해 화면의 내적 운동성을 창출한다. 중심부에 집중된 검은 원형은 감정의 응축 지점으로 작동하며, 반복되는 형상들 사이에서 무의식적 질서와 리듬감을 강화한다. 김정연은 본 작업을 통해 동시대 회화가 감정의 구조, 시지각의 기호, 반복적 미니멀리즘이라는 미술사적 유산을 어떻게 재구성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시각화하고 있다.